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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공부로 카이스트 입학한 박주홍 학생
1년 공부로 카이스트 입학한 박주홍 학생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7.04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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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뚜렷한 자기주도학습을 하라

 
사교육은커녕 유치원도 다니지 못했고,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도 참고서를 사볼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지만 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카이스트에 당당히 합격했다. 카이스트에서 수리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주홍(23) 학생은 어려웠던 가정환경이 오히려 공부에 대한 목적의식을 심어줬다고 말한다.

취재 서효정 | 사진 양우영 기자 | 장소협찬 북카페더북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꿈을 쫓는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어지러워지는 세상 속에서 이렇듯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단정한 성품을 지닌 청년을 만나면 괜시리 희망이 샘 솟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그들에게는 꿈이 있고, 열정이 있으며 성실이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평범했던 학생, 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하다

흔히 카이스트에 입학했다고 하면 중·고등학교 때부터 학업성적이 뛰어났을 것이고 본래 머리가 좋았을 것이고 뭔가 특별한 영재교육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카이스트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주홍 학생은 언제나 반에서 딱 반 정도의 성적을 유지했을 뿐인 너무도 평범한 학생이었다.
“전교에서는 100등 정도 한 것 같고, 모의고사를 보면 5등급이 나왔어요. 아주 밑바닥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상위권이라 할 수 있는 성적도 결코 아니었죠.”
박주홍 학생은 시골에서 자랐다. 논과 강이 있는 곳에서 메뚜기를 잡으며 뛰어놀았다는 그는 또래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학원이다 과외다 조기교육을 받기 시작할 때, 유치원도 가지 못하고 초등학교에 곧바로 진학했다.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부모는 거의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해서 남매를 제대로 돌볼 수도 없었던 것.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파산하셔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 이어졌어요. 부모님이 일을 하러 가시면 저는 친누나와 집에서 놀거나 밖으로 나가서 메뚜기를 잡으며 뛰어다녔던 것이 어렸을 때 기억의 대부분이에요.”
초·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평소 책 읽는 것은 좋아했지만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는 것. 돌이켜보면 뚜렷이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즉 목표의식이 없어서 자연스레 공부에 대한 흥미도 잃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도 책 읽는 것은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돼서 어린 마음에 신기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책을 많이 읽고 싶은데, 책 살 돈이 없으니 주로 학교 도서실이나 서점에 가서 많이 읽었죠.”
그렇게 꾸준히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창의력과 사고력을 넓혀온 그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공부, 특히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도형을 맞추고 문제를 해결해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더라는 것. 스스로가 흥미를 느끼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1년 정도 죽어라 공부에 매달리고 보니 성적은 급격히 향상되었고,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조기졸업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리고는 마침내 우리나라 최고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카이스트에 합격하게 된다. 정말로 제대로 공부한 기간은 딱 1년, 그 짧은 시간 동안 말 그대로 ‘기적’을 일구어낸 것이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어떻게 공부했나

“해결책은 간단해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개념부터 차근차근 되짚어보면 돼요. 많은 학생이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바빠 자신이 뒤처지고 있는 과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하죠. 하지만 그건 핑계예요. 하고자 하는 의지만 확실하다면 시간이 없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어요.”
1년 동안 매일같이 잠자는 5~6시간을 제외하고는 책상 앞을 떠나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그. 쉬는 시간도 적극 활용했다. 배운 것을 바로바로 복습해야 가장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는 꼭 전 수업 내용을 다시 한번 익히며 시간을 보냈다.
“수업 사이사이 쉬는 시간이야말로 수업 내용을 가장 오래 기억시킬 수 있는 황금 기회에요. 그 짧은 시간에 잠을 잔다고 해서 피로가 풀리는 것도 아니고, 친구와 논다고 해서 남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하루 동안의 쉬는 시간을 합쳐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된답니다. 그 시간을 적극 활용하세요.”
또 뒤쳐진 과목이 있으면 중학교 교과서부터 다시 펼쳐 들어 개념부터 차근차근 익히기 시작했다.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그래도 절대로 조바심을 느끼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설명. 개념을 탄탄히 다지다 보면 어느 순간 가속도가 붙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서 아쉽게 느끼는 점은 공부를 하다가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그냥 넘어가거나 이것은 시험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에요. 사실 모든 문제는 개념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라도 건너뛰지 말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해요. 공부는 개념 이해가 가장 밑바탕이 되니까요. 특히 수학 같은 과목은 개념을 익힌 뒤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해요. 그리고 자신이 출제자가 되어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하죠. 출제자가 이 문제를 통해 물어보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함정을 파놓았는지 생각하면서 문제를 풀면 훨씬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답니다.”
문제집 100권을 풀어도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만 풀었다면 아무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 영리하고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 단시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다. 과외나 학원 같은 사교육은 일체 받지 않았다는 그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기초와 개념이 잘 정리되어 있는 교과서를 확실히 익히고, 학교 선생님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사교육이 없어도 충분히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사실 우리가 배워야 할 모든 내용이 교과서에 있어요. 심화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인데, 개념을 제대로 익히고 효율적으로 공부하면 응용은 충분히 혼자서도 할 수 있답니다.”
또한 ‘공부를 할 때는 먼저 뚜렷한 목표부터 세우라’고 강조하는 그.
이때 막연히 추상적인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달성할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훨씬 효율적이라고 덧붙인다.
“매일 반복적으로 공부만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럴 때 목표가 너무 추상적이고 멀게 느껴지면 의욕도 사라져요. 오늘은 수학 1강을 끝내겠다, 혹은 영어단어 100개를 외우겠다는 식으로 목표를 세워 공부하면 실천이 훨씬 쉬워집니다.”

묵묵히 자신을 믿어주던 부모에게 감사해

박주홍 학생의 부모는 맞벌이를 한다. 그가 아주 어렸을 때,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두 번이나 파산을 해 경제적으로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부모는 밤낮없이 일에만 몰두해야 했다. 남매를 돌볼 겨를은 당연히 없었고 학비 대기도 힘들 때가 많았다. 그래도 부모는 아이들 앞에서 싸우는 모습 한 번 보인 적이 없을 정도로 매사에 긍정적이었단다.
“부모님께서 항상 바쁘셨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진 못했어요. 또래 아이들처럼 가족과 여행을 간다거나 하는 기억도 거의 없고요.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언제나 저와 누나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었지만 부모님께서는 한 번도 나쁜 소리를 하신 적이 없으실 정도였죠. 항상 모든 일이 잘될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누나와 저에게 아무 걱정 말고 씩씩하고 건강하게만 자라라고 하셨어요.”
공부를 억지로 시킨 적도 없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이라면 그것이 공부든 운동이든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을 뿐이다. 하고 싶은 것에는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것에는 핑계를 찾는다고 했던가. 그의 부모는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은 본인만 괴로울 뿐 그 누구에게도 만족을 주지 못한다며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이라는 교육관을 갖고 있었다.
“성적이 많이 떨어졌을 때도 혼내지 않으셨어요. 떨어진 성적보다 왜 흥미를 잃게 되었는지를 더욱 걱정하는 편이셨죠. 제가 하고 싶다는 것은 그 무엇도 반대하지 않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그의 부모가 가장 안타까워했던 부분은 참고서나 문제집을 마음껏 사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없는 형편에 어떻게든 아들이 원하는 참고서만큼은 꼭 사주기 위해 다른 것을 아끼고 줄이며 애를 썼다고 한다. 그리고 박주홍 학생은 그런 부모를 볼 때면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을 묵묵히 믿어주는 부모가 있었기에 더욱 반듯하게 열심히 공부해야 할 목적이 생겼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돈이나 시간 같은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보편적인 기준에서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이런 저의 경험과 부모님의 긍정적인 교육관 덕택에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의 꿈은 수학자나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더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실현해야 할 꿈도 너무 많다고 말하는 그. 이제야 꿈을 향한 출발점에 섰다고 생각한다.
“삶에 목표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몰라요.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열심히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한 거죠. 지금까지 어려운 역경을 딛고 잘 이겨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꾸준히 노력만 한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 또 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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