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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투자 트렌드 ‘십시일반’에 주목
새로운 투자 트렌드 ‘십시일반’에 주목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6.25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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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 펀딩, 펀드 슈퍼마켓 인기

‘함께 모여서’ 수익을 나눠 갖는 투자 트렌드가 눈에 띈다. 특히 온라인 투자 개념인 ‘크라우드 펀딩’과 최근 닻을 올린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의 인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디서나 손에 잡히는 편안함으로 투자 활동을 보다 친숙하게 여기도록 하는 투자 트렌드를 소개한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 일러스트 이상형

‘십시일반’은 네티즌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의 주요 콘셉트이다. 크라우드(Crowd) 펀딩(Funding)이란 대출, 투자부터 후원, 기부 등 다양한 형태로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말한다.
소셜미디어가 주된 매개가 되며, 특히 제작비용이 부족한 예술가나 사회단체 등이 문화예술 창작물, 사회공익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네티즌에게 투자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소셜펀딩’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초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2008년에 출범한 인디고고(www.indiegogo.com)이며, 가장 유명한 것은 2009년에 시작한 미국의 킥스타터(www.kickstarter.com)다. 미국과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확산돼 국내에서는 최근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사는 것처럼 인터넷에서 1천여 개의 국내외 펀드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 다양한 펀드 상품을 비교하고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수수료는 오프라인 펀드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웹 기반 서비스를 토대로 빠르게 접하고 간단한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보다 다양한 이용자들이 소액으로 부담 없이 투자의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

 
한곳에 모인 펀드로 간편하게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듯 간편하게 펀드를 취하라”
최근 인기몰이 중인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 일명 ‘펀슈켓’은 소비자들이 웹상에서 여러 회사의 펀드를 직접 선택하고 가입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41개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 4곳, 증권 유관기관 2곳이 모여 만든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지난 4월부터 공개해 펀드슈퍼마켓(www.fundsupermarket.co.kr)을 통해 52개 자산운용사의 900개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 우체국과 우리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회원가입을 거쳐 이들 펀드를 구매할 수 있다. 900여 개의 국내외 펀드에 모두 가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판매보수와 후취수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출범한 지 한 달여를 맞은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 계좌 개설은 5천 건을 넘어선 상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비교해 구입하는 펀드 슈퍼마켓에 대한 전화문의가 하루 800통에 가까울 정도로 관심이 높다. 또한 기존 900여 개에 더해 60여 개 펀드가 추가돼 960여 종이 판매되고 있다.
최소가입액 1만원 이상 유입된 상품은 620여 종. 이중에서 1천만원 이상 자금이 들어온 상품은 60여 종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기에 적립식 펀드 자금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어 설정액이 더욱 늘 것으로 예측된다. 설정액 상위권 펀드는 주식형, 해외주식형, 해외채권형, 머니마켓펀드 등으로 다양하다.

 
펀드 슈퍼마켓에서 맞춤형 펀드를 고르기 위해서는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제휴 금융기관인 우체국 또는 우리은행에서 가상 펀드 계좌를 개설한다. 일반 계좌를 개설한 후 펀드 온라인 코리아 연계 계좌를 추가로 개설하는 형태. 그 다음으로 펀드 슈퍼마켓 홈페이지에 접속해 정회원으로 가입한다. 금융 거래를 위한 공인인증 절차가 필요하며 타 기관 공인증서 등록도 허용한다. 투자금을 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제휴·비제휴 금융기관 계좌나 무통장 송금이 가능하며 펀드 온라인 코리아에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 구매 시에는 투자자들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직접 상품을 골라야 한다. 사이트 내 편리한 상품 분류와 검색 기능을 통해 맞춤형 펀드를 찾을 수 있다. 상품은 수익률 상위 펀드, 판매 상위펀드, 평가 우수 등급, 소득공제 장기 펀드, 인덱스 펀드, S클래스 펀드의 6개 카테고리로 나뉘며 수익률 상위 펀드는 3년간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판매 상위 펀드는 기존 금융권에서 판매가 많은 펀드로 구성돼 있다.
또한 상품을 A, B, C, E, S 등급으로 구분한 점도 특이하다. A클래스는 선취 수수료가 있으며 B클래스는 후취 수수료를 뗀다. C클래스는 선취, 후취 수수료가 없는 대신 운용 보수를 많이 가져가는 펀드다. E클래스는 온라인 전용 펀드를 뜻한다. S클래스 펀드는 슈퍼마켓 전용 상품. 현재 볼 수 있는 S클래스 펀드는 모두 C나 A클래스의 기존 판매사 펀드보다 저렴하다.
자신만을 위한 맞춤형 펀드를 추천받고 싶은 경우 상품 카테고리 설정을 통해 지정 검색이 가능하다. 필요한 등급과 유형, 위험도·수익률을 설정하면 자체적인 분류작업을 통해 해당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테마와 펀드 운용사에 따른 상세 검색도 가능하다. 초보 투자자들도 세분화된 기준에 따라 상품을 고려하고 선택할 수 있다.

 
모여서 이뤄내고 나눠 갖는 ‘크라우드 펀딩’

‘크라우드 펀딩’은 200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왔으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조달(funding)을 받는다는 의미로,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모금하는 것을 말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소셜펀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크라우드 펀딩은 크게 투자형과 후원, 기부형으로 나뉜다.
투자형은 신생 기업 또는 벤처기업의 개발프로젝트 등에 개인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은행을 통하지 않고 투자금을 지원할 수 있고 투자에 따른 지분 획득을 통해 수익을 낸다. 한편 후원형, 기부형은 실질적인 금전적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 펀딩이다. 주로 공익활동을 비롯한 갖가지의 창작활동, 상품 아이디어, 문화예술(영화, 연극, 음반 등), 전시회, 콘서트 등의 공연 등의 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후원하는 형식으로 인터넷을 통해 모금취지, 목표금액, 모금기간, 투자보상내용 등을 게시하고 다수의 개인들이 프로젝트를 골라 중개 사이트 계좌로 후원한다.
후원, 기부형의 경우 모금 기간 내에 목표액이 채워지지 않으면 모금참여자의 돈은 모두 돌려준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화, 음악 등 문화상품이나 정보기술(IT) 신제품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응용의 범주는 제한이 없다. 후원, 기부형의 경우 현금 대신 투자, 후원자들 개개인에게 프로젝트 성향에 맞는 리워드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영화 팬들이 제작 프로젝트를 크라우드 펀딩해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화제다.
최근 박해일, 신민아 주연 영화 <경주>가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오픈했다. 이 영화는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서 새롭게 선보인 ‘펀딩21 어워드’의 첫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후원자들을 위해 VIP 시사회와 <경주> 특별 에디션 DVD를 제공한다.
영화 <26년>, <천안함 프로젝트>, <또 하나의 약속> 등도 이 같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됐다. 제작자들에게 부족한 부분에 이용자들이 힘을 보태 작품과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이 대안적 방식은 이용자, 곧 투자자들에게 보상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는 데 의의가 크다. 투자처를 찾고 금액을 마련하기 힘들 뿐 아니라 자본 구조에 의해 어려움을 겪는 문화예술가들에게는, 작품 자체의 방향을 끝까지 지키면서 문화소비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제작과 개봉을 순조롭게 해낼 수 있는 효과적인 채널이 된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회원들이 영화를 후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대표 적으로 텀블벅, 굿펀딩, 유캔펀딩, 펀딩21 등이 있다. 영화지 씨네21에서 만든 펀딩21의 경우 <그리고 싶은 것>(2012), <천안함 프로젝트>(2013), 올해 개봉을 앞둔 <카트> 등 지금까지 총 21편의 펀딩을 진행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지금의 후원이나 기부형을 벗어나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 개념으로의 전환점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정책적으로는 금융 투자로 볼 것인지, 기업 지원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법안이 각각 발의돼 계류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크라우드 펀딩은 점차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영화를 비롯한 예술 부문 이외에도 창업 아이디어, 기술 신제품 분야 등에서도 일반인들의 관심과 활발한 투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뿌리내리게 된다면 ‘십시일반’ 크라우드 펀딩의 무한한 잠재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이미 크라우드 펀딩은 기업 자금조달의 새로운 방식으로 떠오른 상태다. 많은 이들의 꿈을 함께 이뤄주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두에게 여러 방식의 지분이 효과적으로 주어진다면 투자가 곧 ‘문화를 살리는 문화’로써 훌륭한 기능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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